[음식과사람] 화돌농장협동조합

Cooperation 음식과사람 P. 64 [2월호]

1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함께 성공하는 ‘협동조합’

출자금 無, 가맹비 無, 업종 변경 시

인테리어·집기·상호까지 그대로 사용 가능

화돌농장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보통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조항들이 없다. 준조합원은 출자금도, 가맹비도 전혀 없다. 업종 변경을 하는 경우 인테리어나 집기 등을 그대로 활용해도 된다. 심지어 기존 상호를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다. 협동조합은 준조합원들에게 아무것도 받지 않고 혜택만을 준다. 특허를 받은 원형 회전 로스터를 필요한 만큼 무상으로 임대한다.

대신, 화돌농장협동조합이 준조합원에게 요구하는 의무는 간단하다. 협동조합이 산지에서 직접 확보한 품목들만 구매하면 된다. 현재 협동조합이 공급하는 품목은 오리고기, 돼지고기, 김치, 왕겨가 전부다. 모두 산지의 농민이나 도축장, 공장과 직접 계약을 맺어 공급하고 있다. 품질이 우수할뿐더러 가격도 저렴하고 다른 곳에서는 구매하기 어렵다. 협동조합은 이렇게 경쟁력 있는 몇 가지 품목을 유통하면서 발생하는 최소한의 마진으로만 운영한다.

화돌농장협동조합의 준조합원으로 가입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성공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조합원들이 성공해야 조합이 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을 통해 의지가 약하다고 판단되면 가입을 받지 않는다.

둘째, 철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화돌농장협동조합은 20년간 많은 외식업체를 성공시켜온 윤석남 이사장 이하 여러 조합원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한다. 교육은 조합이 직영하는 본점 주방과 홀, 카운터를 모두 오픈해서 진행한다. 로스터 사용법, 레시피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경영 노하우 등 음식점 운영에 필요한 일체를 현장에서 전수해준다. 매장을 오픈한 뒤에는 조합에서 한 명을 파견해 7~10일 정도 숙달될 때까지 도움을 준다.

셋째, 로스터를 설치할 매장을 확보한 후 메뉴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고깃집이 적절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로스터가 최소 15대가량 들어갈 만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면적으로 따지면 99.17㎡(30평) 정도다. 장소가 확보되면 베테랑 조합원들이 직접 상권 분석을 통해 가장 알맞은 메뉴를 추천하고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화돌농장 홈페이지 캡처

2 우리에겐 ‘차별화된 맛’이 있다

실내에서 맛보는,

참나무 향 은은하게 밴 바비큐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음식점은 다른 업소와 차별화된 ‘맛’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화돌농장협동조합은 이 부분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뒷받침해줄 비장의 무기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 바로 ‘왕겨’와 특허 받은 ‘회전 로스터’다.

화돌농장협동조합의 윤석남 이사장은 ‘실내에서도 야외 바비큐 맛을 낼 수 있으면 대박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양한 재료로 실험을 해봤다. 참나무 톱밥은 향이 나지 않았고, 커피 원두는 원가가 너무 비쌌다. 한참 유행하던 짚을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가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짚을 확보하기도 힘들고, 보관도 쉽지 않았다.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에 왕겨를 알게 됐다. 왕겨는 벼를 도정하는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에 짚과 달리 1년 내내 공급받을 수 있고, 관리만 잘하면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농촌진흥청 식품연구소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왕겨는 타는 과정에서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방출하고, 강한 흡착력으로 바이러스나 독소를 흡수하는 효능도 있다. 하지만 왕겨에 불을 붙이면 고기가 익기도 전에 금방 타버린다. 윤 이사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을 거듭한 끝에 왕겨와 참숯을 조합해 오래 탈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특허 받은 이 방법을 사용하면 종이컵 한 컵 정도 분량의 왕겨를 40분 이상 태울 수 있다. 한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왕겨를 사용해 고기를 구우니 참나무 바비큐 향이 났다. 왕겨가 은은하게 타면서 나는 연기와 참숯이 어우러져 고기가 부드럽게 익는다. 오리고기의 경우 별도의 양념을 안 해도 오리고기 특유의 잡내가 완전히 없어지고 훈제한 것과 같은 맛과 향이 난다. 놀라운 맛이다. 실내에서도 야외 바비큐 맛을 낼 수 있다니!

             -화돌농장 홈페이지 캡처

3 매출 2배로 올려주는 특허 ‘로스터’ 무상 임대

‘숯불에 고기 구워 먹고 채소랑 밥도 볶아 먹고’ 맛과 재미가 쏠쏠~

화돌농장협동조합의 로스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숯불구이와 돌판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 고기의 맛을 살리는 ‘숯불구이’의 장점과 다양한 채소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돌판’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윤 이사장이 로스터 개발 과정에서 취득한 특허만도 7개다.

“저희 매장에서 개발한 로스터와 일반 돌판을 놓고 테스트를 해봤어요. 매출이 2배 정도 차이가 났어요. 숯과 왕겨로 구워서 고기가 더 맛있는 데다, 채소와 밥까지 볶아 먹을 수 있으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요. 빨리 가열돼 손님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짧고 테이블 회전도 빨라요.”

숯과 왕겨에 불을 붙여 고기를 구운 다음, 원형 불판을 화구 쪽으로 회전시킨 후 은은한 불로 채소, 계란, 치즈, 밥 등을 볶아 먹을 수 있다. 맛도, 재미도 쏠쏠해서 손님들이 좋아한다. 원형이기 때문에 열효율도 좋아 가스비도 절약된다. 화돌농장협동조합은 이 로스터를 일반에 판매하지 않는다. 조합원에게만 독점으로, 그것도 무상으로 임대한다.

“솔직히 로스터만 팔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하지만 ‘모두가’ ‘함께’ 성공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협동조합을 시작했어요. 모든 점포가 우리 화돌농장협동조합과 함께 성공하는 것, 그것이 우리 조합원들의 꿈이에요.”

화돌농장 www.hwadol.co.kr

주소 : 서울 서초구 양재동 345-11

전화 : 080-575-9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