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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명이나물 상품화해 고깃집·정육점 매출 쑥쑥 올려주는 ㈜울릉허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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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명이나물 상품화해 고깃집·정육점 매출 쑥쑥 올려주는 ㈜울릉허브

월간 음식과 사람 2022. 8. 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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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22.08 P.58] ㈜울릉허브
외식업계만큼 ‘원조’ 경쟁이 치열한 분야도 없을 것이다. 날마다 변하는 고객의 입맛에 부응하려면 맛은 물론 마케팅, 서비스, 고객관리 등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진짜 원조는 어디에나 있는 법. 고깃집과 정육점을 중심으로 ‘명이나물’ 바람을 일으킨 전통 울릉도 명이나물 본가, 경산 ‘울릉허브’를 찾았다. editor 조윤서   photo 박해윤, ㈜울릉허브

“삼겹살집에 명이나물 없으면 안 되죠?   명이나물 본가 ‘울릉허브’와 상의하세요~”

(주)울릉허브의 대표 제품인 명이절임.

울릉도 토종 허브 ‘명이’ 국내 최초로  상품화에 성공한 ‘울릉허브’

경북 경산에 위치한 ㈜울릉허브 오주식(63) 대표는 육지 사람들이 전혀 모를 때에도 봄이면 참 많이도 명이를 먹었던 울릉도 5대째 원주민이다. 당시 1kg에 단돈 1000원 하던 명이는 잎을 안 먹고 뿔명이라 해서 꽃 피기 전 돋아나는 뿔을 잘라 먹었다. 김치 담가 먹고 삶아서 초장에 찍어 먹고 하며 잎은 베어서 소여물로 줬는데, 지금은 거꾸로 그 잎이 ‘명이나물’이라는 이름으로 외식업소의 매출을 쑥쑥 올려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과거 7~8년간 ‘검경일보’ 기자로 일했고, 국내 최대 한약재 생산지인 영천을 무대로 전국의 한의원과 도매상 등에 러시아산 녹용을 납품했으며, 2004년 ‘울릉허브’라는 회사도 설립한 그는 수년 전부터는 오직 명이 등 약용식물에만 매진하고 있다.

“제가 5대째 울릉도 주민이라 좋은 건, 허브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울릉도의 자연 농수산물에 남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겁니다. 회사 주력 제품이 명이나물인데, 이 명이가 뭍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건 울릉도에 놀러 온 관광객들을 통해서였어요. 식당에서 명이를 무치고 절이고 해서 내놓자 반응이 무척 좋아서 2012년 경산시 하양읍에서 본격적으로 명이를 시작했습니다. 울릉도의 국산 명이와 중국 북방 동북3성쪽 야생에서 자라는 명이 두 가지를 상품화했는데 처음부터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선풍적이었어요.”

‘산마늘’이라 불리기도 하는 명이는 동면에서 깨어난 곰이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기 위해 먹을 만큼 자양강장과 해독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소화기 및 신경계질환, 부인병 등에도 탁월한 효능을 지녔다고 한다. 지금은 중국산 명이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초창기만 해도 국산 명이가 배는 비쌌기에 오 대표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울릉도에 있는 명이만으로는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대량으로 명이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하던 차에 우연히 어떤 목사님이 말하길, 몽골에 가면 명이가 엄청나게 많다는 겁니다. 바로 그다음 날 비행기 타고 무작정 몽골에 갔죠. 15일간 산을 뒤졌더니 정말 산속에 명이가 쫙 깔려 있더군요. 문제는 몽골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어렵고 해외 반출도 힘들다는 거였어요. 환경 규제가 심한 나라거든요.”

포기하려는 즈음, 회사 근처 식당에 갔는데 이번엔 중국에 있는 친구를 연결해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다시 명이 찾아 중국으로 건너가 백두산 주변을 싹 뒤졌다. 현지인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저 산에 많다”고 해서, 그렇게 명이 군락지를 발견했고 한국으로 수입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산지 수십 군데를 돌아다니며 명이를 수거하는 건 힘든 여정이었다.

국내산 명이나물과 중국산 명이나물을 각각 수십 톤가량 생산.

울릉에서 백두까지… 흉내 낼 수 없는 원조 고랭지 화산토 야생 명이의 맛

“한번 가면 8시간 이동은 기본이고 평균 60시간 이상씩 걸립니다. 10년 전엔 중국 현지 상황이 지금보다 더 열악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 중국산 명이나물 개척에 성공했죠. 최초로 중국산 명이나물을 국내 외식업계에 보급한 사람이 접니다. 명이는 생채라 취급도 까다로워서 한 달 안에 채취를 끝내야 하고, 따고 나서 3일이면 누렇게 떠버려 산지에서 한 장씩 포개 소금물에 절인 후 냉동시켜 한국으로 들여와야 해요. 그걸 한국에서 해동시켜 한 장 한 장 깨끗한 수돗물로 다시 씻어서 소금에 절이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다음에 국내산 고급간장과 식초, 설탕으로 맛을 입히면 울릉허브의 명품 명이나물이 탄생하는 거죠.”

산에서 뜯어오는 중국 명이는 연한 마늘 향이 나며, 소금물에 절이다 보니 얇아지고 수분이 빠져 식감이 떨어지는 편. 반면 국내산 명이는 생 명이를 씻어서 바로 간장에 절여 식감이 뛰어나지만 비싸다. 명이나물과 가장 어울리는 삼겹살을 구워 싸 먹어보면 그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울릉허브의 오리지널 명이나물은 새콤달콤한 맛이 입에 착착 감기면서 뒤끝이 개운하고 그냥 먹어도 좋을 정도로 짜지 않다. 매콤함을 곁들인 명이나물은 목넘김이 칼칼한 정도의 매운맛이다. 둘 다 국물이 자작하게 많고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라 고기 없이 갓 지은 밥에 싸 먹기만 해도 별미다.

특히 매운맛 명이나물은 오 대표가 5~6년 전 안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특허까지 출원했을 정도로 독보적인 맛을 자랑한다. 세계 최초로 고추 추출물과 간장을 믹스해 일반적인 맵기는 신라면보다 약간 덜 매운 맛이고 이보다 덜하거나 더하게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 매운맛이 고기의 기름진 맛을 딱 잡아줘 정육점이나 삼겹살집 등에 인기 상한가다.

“국내 여러 업체들이 명이나물이라며 팔고 있지만 저처럼 중국 산지 20~30군데를 직접 다니며 구해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국산과 중국산 명이나물 모두 대용량 업소용과 숍인숍 판매용으로 각각 1kg 단위로 제품화돼 있어요. 15kg 기준 업소용 제품은 국산이 16만4000원, 중국산이 10만7000원입니다. 재배해서 상품화한 국산과 야생 산지에서 자란 중국산 명이 모두 건강에 좋지만 맛은 국산 명이가 더 좋다고들 합니다.”

자타 공인 국내 최초의 중국 명이나물 개척자인 오 대표. 울릉도가 고향이라 누구보다 명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양산을 위해 중국 대륙을 수도 없이 넘나들며 불모지에서 상품화에 성공한 주인공이다. 울릉허브의 명이나물이 품질 면에서 1등인 이유다. 대구한의대 ‘약선 특성화 한식외식사업 글로벌리더과정’에서 취득한 깊이 있는 허브 지식도 한몫했다.

(주)울릉허브 경산 공장에서 만난 오주식 대표.

고깃집과 정육점 매출 일등공신, 특허 받은 매운맛 명이나물 인기몰이

울릉허브에선 주력 제품인 국내산 명이나물, 백두산 명이나물, 매운맛 명이나물 외에도 곰취, 당귀, 퍼펙트고추, 청매실, 갯방풍, 케일, 깻잎, 부지깽이 절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매실액, 무청시래기, 울릉도 자연산돌미역국수, 비금도 탈수소금 등도 인기리에 판매 중.

“주력 제품은 역시 명이나물이죠. 해마다 국내산 명이나물과 중국산 명이나물 제품을 각각 수십 톤가량 생산하고 있어요. 특히 중국산 야생 명이는 헤이룽장성 등 동북3성과 백두산 일대 최고급 명이만 수집해 생산한 것을 전국 외식업소에 저렴한 가격으로 연중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중국산 야생 명이가 거의 고갈된 상태라, 항간에 가짜 명이 3~4종류가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잎 끝이 뾰족한 건 대부분 가짜라고 봐도 돼요. 가짜 명이나물 수입으로 진짜 명이나물 맛을 사람들이 맛보지 못하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가짜를 드시고 명이나물 맛이 원래 이런가, 하실까 봐서요. 명이가 점점 본래의 맛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죠.”

 

고기 맛을 두 배로 감칠맛 나게 해주는 명이나물이 외식업소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젠 국내산 재배도 많은 상태다. 울릉허브는 주로 지리산, 울릉도, 강원도, 경북 청송 등지의 청정지역에서 밭떼기로 계약을 해 수많은 명이나물 재배 농가의 수입 향상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해마다 4월 말~5월 말 한 달간이 명이 수확철이며, 다년생이지만 제철에 한꺼번에 거둬서 가공을 해놔야 해 80명이 작업을 해도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소량 포장된 제품은 전국의 외식업소뿐 아니라 마켓컬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며, 간편한 파우치 형태라 가정용, 캠핑용으로 인기 최고다. 특히 캠핑 가서 명이나물만 있으면 마늘, 쌈장, 채소 등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밥도둑, 고기도둑이 바로 울릉허브 명이나물이라는 평.

“일반 소비자들한테는 ‘오식이’라는 제품명으로 많이 알려졌죠. 후발주자들이 생겨나면서 명이를 아예 중국 현지에서 간장에 절여오기도 하는데, 비위생적인 게 문제입니다. 지하수로 명이를 씻어요. 국내에서 생산 시 1000원 든다면, 중국에서 만들어오면 600원이면 되니까. 울릉허브는 그런 얄팍한 상술은 쓰지 않습니다. 명이에 대한 지식도 없는 업체들이 수입에만 관심을 갖고 마구잡이식으로 현지에서 가져오다 보니 썩어서 버리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먹는 음식은 원재료부터 정직해야 하는 겁니다. 저는 ‘검경일보’ 기자 시절 경찰서 출입하면서 나름대로 장착된 정의감이 있어서 이익을 보더라도 정직이 기반이 된 기업정신으로 사업을 한다는 철칙이 있습니다. 울릉허브는 앞으로도 울릉도 원조의 전통을 고수하면서 고객의 건강까지 책임지는 유익한 명이나물을 생산하겠습니다.”

 

옛날 울릉도에선 봄철 파도가 세서 배가 못 뜨는 날이면 까마귀를 잡아서 명이를 넣고 삶아 먹곤 했단다. 이제 오 대표는 고향 울릉도의 그런 전통 있는 허브를 육지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맛볼 수 있도록 해주는 든든한 연륙교 역할에 인생을 바치고 있다.

㈜울릉허브
상담 및 주문 : 080-498-0202 울릉도 물류센터 : 054-791-6333 본사 : 경북 경산시 남천면 삼성역길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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